5월이 되면 우리 고유의 명절 중 하나인 ‘단오(端午)’가 찾아옵니다. 음력 5월 5일에 지내는 단오는 한 해 중 양기가 가장 왕성한 날로, 예부터 우리 조상들은 다양한 의식과 놀이, 음식으로 이 날을 기념해 왔습니다. 특히 여름을 준비하며 건강과 액운을 막기 위한 다양한 풍속이 전해지는 단오는 오늘날에도 그 전통이 이어지고 있어 관심을 가질 만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단오의 뜻과 유래, 전통 행사, 민속놀이, 단오 음식까지 총망라하여 소개하겠습니다.
✅ 단오의 뜻과 유래
‘단오(端午)’는 한자로 ‘첫 번째 오(五)’라는 뜻입니다. 음력 5월의 첫 번째 말날이라는 의미로, ‘수릿날’, ‘천중절(天中節)’, ‘중오절(重午節)’이라는 이름으로도 불렸습니다. 이 날은 음력 중에서도 양기가 가장 강한 날로 여겨져 큰 명절 중 하나로 자리 잡았습니다.
단오의 유래는 중국 초나라 시절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충신 굴원(屈原)이 5월 5일에 투신하자, 그를 기리기 위한 제사에서 시작되었다는 설이 가장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조선 중기까지 설날, 추석과 함께 3대 명절로 꼽힐 정도로 중요하게 여겨졌으며, 풍년과 건강을 기원하는 다양한 세시풍속이 전승되었습니다.
✅ 단오의 전통 행사
1. 제사 및 제호탕 음복
단오에는 조상이나 수호신에게 제사를 지내는 풍습이 있습니다. 특히 안변풍속에서 선위대왕 부부를 모시는 ‘단오제’가 유명하며, 경북 군위의 김유신 사당에서도 제사가 지내졌습니다. 궁중에서는 내의원에서 제호탕(차가운 약차)을 만들어 왕에게 진상하기도 했으며, 이는 여름철 건강을 위한 궁중 청량제 역할을 했습니다.
2. 부채 만들기와 단오부채
무더운 여름을 대비해 단오에는 대나무로 단오부채(端午扇)를 만드는 풍습이 있었습니다. 전주, 남원 등지의 공방에서는 부채를 만들고 이를 궁궐이나 지역 주민에게 나누어 주었으며, 이는 계절 변화에 따라 실용적인 단오 선물로 활용됐습니다.
✅ 단오의 민속놀이
1. 그네뛰기
그네뛰기는 단오에 빠질 수 없는 대표적인 여성 놀이입니다. 일 년 중 유일하게 집 밖 외출이 허락된 여성들이 단오에 그네를 타며 스트레스를 해소했다고 전해집니다. ‘동국세시기’에는 “여성들이 밖에서 그네를 타며 노는 날”이라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2. 씨름
단오 씨름은 남성들이 힘과 용기를 겨루는 대표 놀이입니다. 조선시대에는 왕이 직접 씨름 우승자에게 상을 내리기도 했으며, ‘단오장사’라는 말도 이때 유래됐습니다. 씨름은 남산, 북악산 등지에서 열렸으며, 오늘날에도 전국 단위 씨름대회가 단오를 기념해 열립니다.
3. 대추나무 시집보내기
기후제의 일환으로 대추나무 가지 사이에 돌을 끼워 열매가 많이 맺히도록 비는 풍습입니다. 이를 ‘대추나무 시집보내기’라 하며, 특히 무렵에 대추가 열리기 시작하는 시기와 맞물려 진행됐습니다.
4. 창포물에 머리 감기
창포뿌리를 삶아 창포탕을 만들고, 그 물로 머리를 감거나 씻으면 여름병을 막고 머리카락이 윤기나고 부스럼이 생기지 않는다고 믿었습니다. 여성들은 창포물을 사용해 머리를 감은 후 창포를 머리에 꽃으로 꽂았습니다.
✅ 단오에 먹는 음식
1. 수리취떡
수리취라는 산나물을 찧어 만든 떡으로, 고소하고 쫄깃한 맛이 특징입니다. 창포와 함께 건강을 기원하며 먹었고, 수리취떡의 녹색은 악귀를 막아준다고 여겨졌습니다.
2. 쑥떡과 떡에 약쑥 첨가
단오에는 약쑥을 넣은 떡이나 음식을 만들어 먹기도 했습니다. 약쑥은 향이 강해 잡귀를 쫓고 몸을 따뜻하게 한다고 전해졌습니다.
3. 약떡
약초를 넣은 떡으로 몸의 기운을 북돋는 효과가 있다고 하여, 단오에 자주 먹는 음식 중 하나입니다. 약떡에는 꿀, 밤, 대추 등이 함께 들어가며 몸을 보하는 건강식으로 여겨졌습니다.
✅ 현대의 단오
오늘날 단오는 강릉 단오제를 중심으로 그 명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강릉 단오제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도 지정되었으며, 전국 각지에서 다양한 체험 행사와 전통놀이가 함께 열립니다. 특히, 여원무(女圓舞) 같은 전통 춤도 공연되어 관람객들에게 색다른 경험을 제공합니다.
단오는 왜 지금도 중요한가?
단오는 단순한 옛 명절이 아니라 자연과 조화롭게 살아가는 조상들의 지혜가 담긴 날입니다. 계절의 전환기에 건강을 지키고 가족의 안녕을 기원했던 그 뜻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합니다. 현대 생활의 스트레스 속에서도 단오 같은 전통 명절은 쉼과 회복, 공동체의 소중함을 되새길 수 있는 계기가 되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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